이중섭 위작 작품을 전시한 미국 공립미술관

국가 차원의 온라인 ‘카탈로그 레조네’ 필요성

수우미양가 승인 2024.07.09 15:55 | 최종 수정 2024.07.21 22:37 의견 0
LACMA, photo by Alexey Taktarov
이중섭 작 ‘장대놀이하는 아이들’(1956)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는 ‘한국의 보물전’ 전시를 LA 미술관에서 열었다. 이 전시는 재미교포 체스터 장이 기증한 미술품 100여 점 중 일부를 전시한 것으로 전시된 작품 중 이중섭, 박수근 작가의 각 2점의 작품과 조선시대 산수화와 도자에서도 위작 작품을 발견해 미국 서부 최대 공립미술관인 LACMA는 위작을 전시한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LACMA 미술관장은 ‘한국의 보물전’ 작품 중 일부가 위작이라는 문제가 불거지자 한국에서 4명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위작 작품들에 대한 감정이 이뤄졌고 최종적으로 박수근, 이중섭, 산수화, 도자 작품들이 위작이라고 종합 의견을 전달했다.

이중섭 작 ‘장대놀이하는 아이들’을 타일에 베낀 위작


‘장대놀이 하는 아이들’을 같은 크기 타일에 베낀 위작 작품이다. 베끼는 과정에서 세로 방향 그림이 가로가 됐고 서명도 없어졌다. 특히, 위 이중섭 작가의 ‘장대놀이 하는 아이들’은 이중섭 카탈로그 레조네에 수록된 작품으로 ‘한국의 보물전’에 전시된 ‘장대놀이 하는 아이들’의 작품이 위작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다.

카탈로그 레조네(***Catalogue Raisonne)***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하면 레조네의 의미는 ‘논리적 근거에 따라 판단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카탈로그 레조네는 도록에 그럴만한 논리적 근거가 있어 실린 작품 도록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면 ‘전작도록’ 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

피카소 '카탈로그 라조네' - 출처 : www.cahiersdart.com


서양에서는 이런 카탈로그 레조네에 실린 작품을 근거로 작품의 진위를 판단하는 중요한 문헌이 되는데 이번 전시의 이중섭 작가의 작품 또한 카탈로그 레조네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근현대 대표 작가님들 중심으로 카탈로그 레조네가 만들어지고 있고 일반에게 출판된 것으로는 장욱진 작가님의 ‘카탈로그 레조네 -유화- 학고재 출판사’가 있다. 피카소의 카탈로그 레조네는 지금도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초기 버전 카탈로그 레조네는 몇 억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해외전시를 통해 우리나라 작품들이 좀 더 검증되어야 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첫째로 컬렉터들이 위작 작품을 고가로 매입하지 않도록 적절한 안목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하며 둘째로 미술관에서는 철저한 작품 검증으로 위작 작품을 전시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 고미술 혹은 근현대미술 작가님들의 작품이 데이터베이스 되어 있지 않아 위작에 대한 논란이 잊을만하면 불거지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온라인 ‘카탈로그 레조네’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이미 누군가는 이를 고심하고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번 해프닝을 통해 우리 미술계와 작품을 소장하는 컬렉터들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글: 수우미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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