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그림의 만남: 류이치 사카모토와 이우환의 마지막 선물
류이치 사카모토 마지막 앨범 <12> 커버 이야기
언바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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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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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오랜 암 투병 끝에 작고하신 류이치 사카모토는 마지막으로 <12>라는 앨범을 남기게 됩니다. 앨범의 커버는 한국의 대표 화가이자 일본 모노하를 이끈 이우환 작가님이십니다. 이 커버 그림은 크레용으로 쓱쓱 그린 듯한 그림인데 작품명은 Sound far Beyond 2022입니다. 단순한 선의 집합 같지만 왠지 소리의 울림이 여기까지 들려오는 듯합니다.
어떻게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유작 앨범에 이우환 작가님의 그림이 들어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에 잘 나와 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젊은 시절부터 이우환 작가님의 작품을 동경했었고 언젠가는 자신의 앨범에 이우환 작가님의 작품을 꼭 커버로 하고 싶어 했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작업했던 앨범에는 꼭 이우환 선생님의 작품을 커버로 하고 싶어 이우환 작가님께 요청했다고 합니다. 아래 책 속에 나온 문장을 잠깐 옮겨 보겠습니다.
“들어보시고 혹시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기존 작품이라도 좋으니 제공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라며 임시로 믹싱 한 음원을 보냈는데, 놀랍게도 “기쁜 마음으로 새 작품을 그려주겠다”라며 흔퀘히 승낙해 주셨습니다.(출처: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중에서)
이때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우환 작가님의 기존 작업 중에서 허락해 주신 작품으로 하려 했으나 이우환 작가님은 흔쾌히 새 작품을(Sound far beyond 2022)를 그려주셨다고 합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돌아가시기 하루 전에 이우환 작가님의 커버 그림을 병실에 걸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원래 그림은 앨범 커버처럼 사선으로 그려지지 않고 평행으로 그려졌지만 이우환 선생님이 13도 정도 기울여서 커버를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했다고 합니다.
결국, 류이치 사카모토&이우환 콜라보 LP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이 앨범을 펼치면 이런 문장이 나와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무언가를 응시하는 것처럼, 신비하고 팽팽한 소리의 흐름이 몸의 공간을 통해 퍼집니다. As if we are staring at something, a mysterious, taut flow of sound spreads through the body’s space.” 류이치 사카모토는 생의 마지만 순간을 다이어리를 쓰듯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비록 류이치 사카모토는 세상에 없을지라도 저 멀리 가는 소리(Sound far beyond)로 남아 우리 가슴속에 공명하듯 오랜 시간 우리 곁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 작은 앨범 속에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격언이 떠오릅니다. 이 격언은 공교롭게도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말이었다고 합니다.
글 : 소더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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